글개요
『림: 잃기일지』는 동성혼이 합법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가족과 사회적 갈등을 겪는 주인공 순영의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 동일성의 문제를 탐구하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오빠 희준이 동성 연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무시해 왔던 감정과 문제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가족 간의 대립과 개인의 혼란 속에서, 순영은 “우리”라는 동일성의 경계를 의심하며 더 유연하고 투명한 관계로 나아가고자 고민하게 됩니다. 소설은 존재의 재구축과 그 과정에서의 투쟁을 그려내며,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조명합니다. 이 글은 1인칭 시점으로 줄거리, 등장인물, 책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내용으로 소개하겠습니다
1. 가족과 사회 속에서 길을 잃다 – 줄거리 내용
나는 예순일곱의 나이로, 평범한 노년의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TV 뉴스에서 오래전 연락이 끊긴 오빠 희준이 동성 연인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 가족의 평온했던 일상은 깨져버렸습니다. 고령의 부모님은 분노와 실망을 드러내며 오빠를 비난했고, 딸과 손녀는 이런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 크게 반감을 가졌습니다. 그 사이에 낀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버지는 오빠를 데리고 오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딸은 왜 이제 와서 그를 괴롭히냐고 나를 나무랐습니다. 나는 오빠와 그가 선택한 삶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니면 가족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나는 “다 그렇게 산다”는 말을 위로 삼아, 타인과 달리 이해가 필요한 부분들을 모두 정상으로 맞추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내가 억지로 묻어두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끌어올렸고,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과 비정상이 정말 맞는 것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오빠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여전히 거리감을 유지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2. 등장인물 – 관계의 복잡함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나, 그리고 나의 가족이 있습니다. 나의 오빠 희준은 동성 연인을 선택하며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가족 내에서 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나의 부모님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하며 그가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오빠를 집에 데리고 오라는 강한 명령을 내리며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반면에, 나의 딸과 손녀는 희준의 선택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전통적인 가치를 고수하는 부모님의 태도에 반감을 품었고, 나에게까지 그 갈등이 전이되었습니다. 이렇게 가족 구성원들의 상반된 입장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나름대로 중재자의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타인과 다를 수 있는 부분들을 모두 정상의 틀에 맞추며 살아왔고, “우리”라는 동일성 속에서 안도감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가 생각했던 “우리”라는 틀이 얼마나 취약하고 고정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3. 더 투명하고 유연한 마음을 향해 – 책이 주는 메시지
『림: 잃기일지』는 존재의 경계와 동일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줍니다. 가족과 사회의 기대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러한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보여줍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이라는 틀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으며, 그 틀 안에 억지로 자신을 맞추려고 했던 과거의 삶이 얼마나 공허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오빠의 결혼 소식은 나에게 단순한 가족사의 문제를 넘어, 나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마주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동일성이라는 틀에 갇혀 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혈관이 있다면, 그곳을 통해 흘러 다니는 것은 아마도 사랑과 이해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혈관을 막아버리는 것은 두려움과 편견일 것입니다. 나는 더 유연하고 투명한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나의 오빠를, 그리고 나 자신을. 이 책은 우리에게 가족과 사회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이 세상은 결코 단순한 선으로 나뉘지 않으며, 복잡하고 다양한 곡률을 가진 존재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곳입니다. 우리는 그 복잡함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와 다른 이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