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개요
『반음』은 소속감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열여덟의 주인공이 노래를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성장 이야기다. 합창부 단장의 제안으로 합창부에 들어가면서 그는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아빠와 찰스 같은 어른들에게 실망하지만, 아이돌 오디션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는 용기를 얻게 된다. 다양한 경험과 고난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청소년 연대의 힘을 깨닫고, 세상의 불협화음 속에서도 자신의 소리를 당당히 지켜나가는 법을 배운다. 이 글은 제주의 1인칭 시점으로 줄거리, 등장인물, 메시지에 대한 내용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어울리지 못하는 나의 열여덟 – 『반음』 줄거리
나는 열여덟 살, 아직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한 채로 흔들리며 방황하는 시기를 겪고 있다. 어느 날, 뜻밖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학교 합창부 단장인 재현이었고, 나에게 합창부에 들어와 함께 노래하자는 제안을 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주변에서 잘한다고 칭찬도 받아왔기에 노래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그러나 합창부에 들어가는 데엔 망설임이 많았다. 악보를 제대로 읽지 못해 정확한 음을 내지 못하는 나의 콤플렉스가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합창부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노래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이유 외에도 합창부에 소속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어딘가에 속해 안정감을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늘 주변에서 겉돌기만 하는 나에게 재현의 제안은 작은 빛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그 빛을 온전히 붙잡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았다. 바로 나를 돌보지 않는 아빠 때문이다. 그는 격투기에 빠져 있는 철없는 사람으로, 생계를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나에게 돈을 요구하기 일쑤였다. 나에게는 아르바이트가 필요했지만, 학생인 나로서는 쉽지 않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나는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구인 광고를 뒤졌다. 그러던 중 노래, 연기, 춤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구인 공고를 보고 연락을 했고, 찰스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찰스는 내가 가진 재능을 이용해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 같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려 했으나, 찰스 역시 나를 이용하려는 속셈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금전적인 요구를 했고, 그 순간 나는 또다시 어른들의 무책임함에 실망했다. 주변에 믿을 만한 어른은 없고, 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현실만이 있었다. 합창부에 들어가도 나는 그저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합창부 활동 중에도 나는 자주 음을 틀려 지적받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자존감이 낮아졌다. 내가 합창부의 불협화음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아이들은 쉽게 노래를 부르는데, 왜 나는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까. 그런 나날이 이어지면서 합창부에서조차 나의 위치가 불안해지고, 점점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마음이 커져갔다.
제주와 주변 인물들 – 관계 속에서 느끼는 좌절과 갈등
재현은 나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려는 단장이자 합창부의 중심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열정을 노래에 쏟아붓는 인물로, 그를 통해 나도 나름의 열정을 갖게 되었다. 그의 진심 어린 제안은 내게 있어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소속감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이해해 주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합창부 생활 속에서 음을 맞추지 못해 받는 지적은 나에게 큰 상처였다. 재현과 합창부에서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는 소중했지만, 그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아빠는 내 삶 속의 또 다른 큰 문제였다. 고등학생인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를 돌보지 않고 오히려 내게 금전적인 요구를 자주 했다. 아빠의 존재는 나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의 방임과 무책임함에 대한 실망이 커질수록 나는 가족이란 울타리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다. 차라리 그의 존재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었고,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스스로가 더 외롭고 공허하게 느껴졌다. 찰스 역시 내가 가진 기대를 저버린 어른이었다. 그의 구인 광고를 보고 나의 재능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찰스와의 첫 만남에 기대에 부풀었지만, 결국 찰스도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 순간 나는 찰스 역시 신뢰할 수 없는 어른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둘러싼 어른들은 언제나 나를 이용하고, 내가 진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나는 그런 어른들의 무책임함과 나를 향한 무심한 말들 속에서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의지할 곳 없이 외로워지고,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 아무리 소속감을 찾고 싶어도 주변의 현실은 나를 자꾸만 밀어내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만의 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세상의 불협화음 속에서 나만의 목소리 찾기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하는 내가 불협화음 같은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괴로웠다. 합창부에 들어가 친구들과 노래할 때 잠시 위안을 느끼곤 했지만, 그 감정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나는 악보를 읽지 못해 자주 음을 틀렸고, 그럴 때마다 선생님의 차가운 지적과 폭언이 나를 따라다녔다. 합창부에서조차 나는 어색한 음처럼 주변을 겉도는 느낌이었다. 이곳에서도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스스로를 지우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내가 노래를 하고 싶다는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찰스의 제안으로 나는 아이돌 오디션에 도전하게 되었다. 물론 그곳에서도 중심에서 밀려나 있었고, 거의 보이지 않는 주변부의 존재로 남아있었다. 프로그램은 순간의 경쟁과 우연이 난무하는 세상이라 했지만, 실제로는 모든 것이 계획되고 정교하게 움직였다. 누군가의 ‘픽’에 의해 에피소드가 만들어지고, 내가 끼어들 틈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 목소리를 낼 기회를 찾아내려고, 그리고 단 한순간이라도 무대 위에서 빛나고 싶었다. 불협화음 속에서도 내 음정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는 내 안에서 점점 커지고 있었다. 연습 중 만난 친구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우리만의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위로를 얻었다. 나는 단순히 경쟁 속에서 누군가를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목소리로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주변 어른들의 시선과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를 붙잡고자 했다.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깨달았고, 오디션이 끝난 후에도 그 길을 계속 걸어가고자 했다. 이 과정 속에서 내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나와 비슷한 위치에서 같은 아픔을 겪는 친구들과의 연대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었고, 우리 모두가 불협화음 속에서도 나름의 소리를 낼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결국, 이 소설 『반음』은 나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완벽한 화음을 낼 수 없더라도, 나는 나만의 소리로 세상에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이루어진 불협화음조차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 소설은 가르쳐 주었다. 오디션을 통해 나는 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외로웠던 나 자신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할 수 있었다. 지금도 불협화음 속에서 자신을 찾으려는 모든 이들에게 이 소설은 작은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