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개요
『우리가 겨울을 지내온 방식』은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는 명주와 알코올성 치매 아버지를 간병하는 청년 준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명주는 엄마가 죽은 뒤, 그녀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연금에 의존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눈을 피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준성은 아버지를 돌보며 병원비와 수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절망에 빠지지만, 명주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 소설은 겨울이라는 배경 속에서 돌봄의 고통과 생존의 문제를 날카롭게 그리며, 연대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소제목은 줄거리,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 책의 배경과 상징성에 대한 내용이며 1인칭 시점으로 소개하겠습니다.
겨울 속에서 피어난 이야기 – 줄거리 개요
모든 것은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다. 엄마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부터, 돌봄은 내 몫이 되었다. 1년 반 전, 나는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그녀의 임대아파트로 들어왔다. 이혼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발에 화상을 입고 일자리를 잃은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엄마의 100만 원 남짓한 연금에 의지해 그녀를 간병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엄마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날 나는 생각했다. 내 삶도 여기서 끝내자고. 그러나 실패했다. 실패 후에는 희망조차 없는 공허함만이 남았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엄마를 미라로 만들고, 당분간 그 연금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시신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의 친구라는 할아버지가 계속해서 엄마의 안부를 묻고, 이혼 후 나를 떠난 딸 은진도 다시 나타났다. 모든 것이 엉켜버린 상황에서, 엄마를 매장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옆집 청년 준성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는 피를 묻힌 채 복도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준성은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청년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뇌졸중과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었고, 준성은 그의 꿈을 포기한 채 간병과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준성의 고통은 내 고통과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도 나처럼 삶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
차가운 시간 속의 인연 – 주요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
내가 만난 준성은 스물여섯의 청년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를 돌보며 꿈을 포기한 그를 보면 내 과거가 떠올랐다. 나도 한때는 꿈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둘 다 그 희망을 잃고, 서로의 절망 속에서 만났다. 준성의 아버지는 늘 그에게 술을 사 마셨고, 준성은 그런 아버지를 회복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집에 불이 나 아버지는 화상을 입었고, 준성마저 손님의 외제차를 손상시켜 거액의 수리비를 떠안게 되었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그에게 나는 연민을 느꼈다. 나는 준성을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피를 쏟고 누워 있는 그의 아버지를 보았다. 준성은 울부짖었다. "이제 내 인생은 뭐였는지 모르겠다"며. 그 순간 나는 그가 경찰 조사를 받고 죄책감에 무너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의 인생도 나의 인생과 같이 끝나버리는 것을 나는 원치 않았다. 우리는 함께 결단을 내렸다. 누구도 우리의 결정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까지 버티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을 이겨내는 힘 – 책의 배경과 상징성
이 이야기는 차가운 겨울 속에서 펼쳐진다. 나는 매일 엄마의 시신을 관리하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경계했다. 이웃들이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인사에도 나는 날카롭게 반응했다. 엄마의 친구 진천할아버지는 계속해서 엄마의 안부를 묻고, 딸 은진은 내게 돈을 뜯어내려 했다. 이들의 존재는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엄마가 사놓은 작은 시골집에서 나는 한 줄기 희망을 보았다. 그곳에서 나는 엄마를 매장할 방법을 찾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겨울은 나에게 절망의 상징이었지만, 그 끝에서 나는 봄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우리가 겨울을 지내온 방식』은 가족을 간병하는 일의 고통과 절망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나는 엄마를 돌보며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인간의 존엄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히 고통의 기록이 아니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인간적인 연대와 온기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준성과 나는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우리는 혹한의 겨울을 지나, 새로운 계절로 나아가고 있었다.